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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뉴스] [조선비즈] 中企 연구·개발 투자
관리자 2013.02.01 1725
"중요한 건 청년일자리… 창업지원 펀드 바람직"〈조선일보 2013년 1월 18일자 B4면〉



박근혜 당선인의 핵심 공약은 일자리 창출을 통한 고용률 70% 달성이다.…중소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예산 지원을 늘리고, 중소기업이 우수 연구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병역특례제도를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 중 하나로 중소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 지원을 강조했습니다. 세계 주요국들은 중소기업의 연구·개발을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아 투자를 늘리는 추세입니다. 연구·개발 투자란 무엇이며 중소기업에 왜 특히 중요한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에 왜 국가가 관여하나요?



연구·개발(R&D·Research and Development)이란 장래 소비자의 수요를 창출하는 신제품과 신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경제활동을 말합니다. 크게 나누면 상업적인 목적이 없는 기초연구, 상업적 가치를 창출하는 응용연구, 제품 개발의 세 과정으로 구성됩니다. 연구·개발 투자란 이러한 연구·개발을 위해 기업 또는 정부가 자금을 대는 것을 뜻합니다.



부존자원이 부족하고 사회가 고령화되어 가는 우리 경제에서 연구·개발 투자는 경제의 신성장 동력에 자금을 수혈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여러 실증적 연구에 따르면, 연구·개발 투자를 활발히 하면 혁신적 사고가 상업적 가치를 창출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국가의 경제 발전으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대개 연구·개발 투자는 국가 경제적으로 요구되는 적정 수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제품이 상용화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고, 연구·개발 성과물이 실제 제품으로 상용화되었다 하더라도 초기엔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기업이 투자를 꺼리기 때문이지요. 또 기업 경영자가 자기 임기 내에 수익을 올리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장기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데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점도 원인입니다. 이처럼 민간에서 연구·개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국가들은 별도 예산을 편성해 연구·개발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기에 연구·개발 투자 늘려야 효과 커



보통 기업들은 경기가 어려울 때 긴축 경영을 하고, 연구·개발 비용도 줄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사실 연구·개발 투자는 경기가 호황일 때보다 경기가 불황일 때 과감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기 침체기에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신기술과 신제품을 개발해야 장차 경기가 살아날 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초 미국 자동차 제조업계의 사례를 볼까요. 당시 빅3로 대표되는 미국 자동차 회사는 경비 절감을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줄인 반면, 혼다,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회사는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했습니다. 그 결과 불황이 끝난 뒤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 자동차 시장을 석권했습니다. 또한 경기 침체기에 연구·개발 투자를 활발히 하여 호경기에 큰 수익을 거두면, 다음번 경기 침체기에도 호경기의 수익을 바탕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는 선순환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기 침체기 연구·개발 투자 확대는 미래의 소비자 수요 등을 제대로 예측해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전제 조건입니다. 효과적인 연구·개발 투자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좋은 예로 최근 애플의 성공과 노키아의 추락을 들 수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노키아의 연구·개발 투자 비용은 애플의 4배 이상이었음에도 애플에 맥없이 추월당했습니다. 애플은 연구·개발 역량을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폰 기술 개발에 집중한 반면, 노키아는 기존 휴대폰의 품질 개량에 집중해 시장을 선도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중소기업 연구·개발 투자가 중요한 이유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55%로 1.078%인 핀란드에 이어 세계 2위입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 경제의 전망은 밝다고 볼 수 있지만, 연구·개발 투자의 절대 규모가 선진국에 비해 작은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 미국은 국내총생산 대비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1.028%로 우리나라보다 낮지만, 미국의 GDP가 우리나라의 13배가 넘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연구·개발 총 투자 금액이 우리나라의 13배에 달합니다.



민간 부문의 연구·개발 투자는 소수의 대기업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에 국가 성장 동력의 다양성이 확보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노키아라는 대기업에 의존하여 경제성장을 이룬 핀란드 경제는 노키아의 경영난으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제 핀란드 경제는 창업 중소기업의 육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를 개발한 로비오를 필두로 노키아 출신의 연구·개발자들이 창업한 고성장 중소기업들이 핀란드 경제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몇몇 전문가는 노키아의 몰락이 오히려 이 회사에서 퇴직한 우수 연구·개발 인력의 창업 붐을 일으켜 장기적으로는 핀란드 경제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는 중소기업의 고성장을 촉진하고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 원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도 중요합니다.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의 많은 신성장 기업은 중소기업으로 시작해서 단기간에 중견기업 단계를 거쳐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구글, 페이스북이 대기업으로 발돋움한 원동력은 중소기업 단계에서의 연구·개발 성과였다고 볼 수 있지요.



중소기업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도 중요합니다.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의 2011년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0년까지 EU 지역에서 늘어난 고용의 85%가 중소기업 부문에서 창출됐습니다. 고용 없는 경제 회복을 경험한 미국 등 선진국이 중소기업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지원 정책을 강화하는 이유도 중소기업 육성을 통해 일자리 창출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 중 하나인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 해결을 위해서도 대기업 경쟁력을 낮추는 정책보다 중소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이 추진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연구·개발 투자 확대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배우는 경제 tip : 중견기업



종업원 수나 자본금 규모가 중소기업보다는 크고 대기업보다는 작은 기업을 말합니다. 여기서 중소기업은 종업원 300인 미만이거나 자본금 80억원 이하인 기업을 말하고, 대기업은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기업을 의미합니다. 중견기업은 2011년 기준으로 1422개로 국내 전체 기업의 0.0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조선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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